인터넷시장 조사업체인 코리안클릭이 눈에 띄는 통계자료를 내놨습니다. 인터넷 동영상 재생 횟수를 측정한 것입니다. 사용자제작콘텐트(UCC)를 비롯한 동영상 분야는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비즈니스 영역이죠. 하지만 이게 실제로 네티즌의 생활에 얼마나 깊이 파고들고 있고, 또 어떤 사이트가 영향력이 큰지를 측정하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일반적으로 사이트의 영향력은 페이지뷰로 가늠하는데, 해당 사이트에 들어갔어도 동영상을 열어보지 않고 나오는 네티즌이 적지 않기 때문이죠. 동영상은 또 유난히 ‘퍼 가기’가 많은 콘텐트라 동영상이 처음 등장한 사이트가 아닌 다른 곳에서 재생되는 경우도 상당히 많습니다. 코리안클릭의 이번 통계엔 이처럼 기존에는 측정하지 않았던 실제 동영상 재생 횟수와 ‘퍼가기 후 재생 횟수’가 담겨 흥미롭습니다.

먼저 얼마나 많은 네티즌이 동영상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을까요. 코리안클릭이 4월 28일~5월 4일 낮 시간에 조사한 결과를 보면 총 1618만여 명이 한 번 이상 동영상 콘텐트를 봤습니다. 인터넷 이용자 두 명 중 한 명꼴이지요. 1인당 평균 재생 횟수는 7.5회였습니다(주문형 비디오·광고 재생 횟수 제외).

◇동영상은‘다음’이 최고=이어 어떤 사이트에서 네티즌이 동영상을 가장 많이 봤는지 측정했습니다. <표1>에서 알 수 있듯 포털사이트 ‘다음’이 1위를 차지했네요. 그 뒤를 네이버·싸이월드가 쫓고 있습니다. 동영상 분야에서도 포털이 앞서나가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다음이 국내 최대 이용자를 갖고 있는 네이버를 제친 건 의외입니다. 코리안클릭 분석팀의 백진주 대리는 “동영상 재생 서비스인 ‘다음 tv팟’이 ‘네이버 비디오’를 눌렀기 때문”이라고 말하네요. ‘다음 카페’의 영향력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카페 회원들이 외부 사이트에서 각종 동영상을 부지런히 퍼 날라온 덕분에 재생 횟수 또한 많아진 측면이 있으니까요. 전문 동영상 사이트로는 판도라TV가 포털 사이트 네이트를 눌러 체면치레를 했습니다.

◇포털로‘퍼나르기’가 대세=그렇다면 네티즌은 동영상을 그 콘텐트가 원래 속한 사이트에서 많이 볼까요, 아니면 누군가 카페나 블로그에 퍼 놓은 것을 주로 볼까요. <표2>를 보면 전문 동영상 사이트인 엠엔캐스트의 경우 다른 사이트에서 재생된 비중이 103.7%에 이릅니다. 이는 엠엔캐스트에 처음 올라온 동영상을 다른 사이트에서 재생해 본 네티즌이 더 많다는 뜻이지요. 그만큼 엠엔캐스트의 동영상은 확산력이 좋은 것입니다. 반면 포털에 속한 동영상들은 다른 사이트에서 재생된 비중이 매우 낮습니다. 그 동영상들을 누군가 카페나 블로그로 퍼 간다 해도 결국 해당 포털 내부인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뜻입니다. 그렇다고 전문 동영상 사이트들이 내내 손해 보는 장사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확산력이 좋다는 건 그만큼 영향력도 크다는 의미입니다. 상당수 동영상엔 광고가 삽입돼 있는데, 콘텐트를 퍼 가 다른 사이트에서 재생해 봐도 광고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결국 엠엔캐스트의 동영상이 밖으로 많이 나갈수록 광고 노출도도 높아지는 것이죠.

이나리 기자 ( JOINS News )